어릴 적 밤이면 라디오로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듣던 시절을 기억하십니까? 나이에 따라 프로그램은 바뀌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디오로 듣는 음악의 감성은 여전히 우리 가슴을 뜨겁게 합니다.

그런 감성을 요즘은 오디오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책을 펴들고 읽을 시간적인 여유 그리고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오디오북이 최고 인 것 같습니다. 

뭐, 한 때 열풍이었던 인문학 책도 좋고 재테크를 위한 책도 좋습니다. 아니면 일 하면서 듣는 흥미진진한 소설을 듣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소설 같은 이야기가 있는 시는 어떠신가요? 

베스트 셀러였던 책인데요. 한양대 정재찬 교수가 공대생을 위한다는 부제와 함께 나온 이 책은 말랑말랑한 시이야기 입니다. 

오디오로 들어 보면 알겠지만 결코 공대생을 위한 책은 아닙니다. 시 그리고 시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 그리고 한 밤에 라디오를 듣는 것 같은 음악과 그림 이야기가 있습니다. 때로는 시와 어울리는 영화 이야기도 재미있게 엮여 있어서 우리의 향수를 마구 자극하기도 합니다. 

아울러 45편의 시로 나눠어져 일을 하면서 듣기도 좋은데요. 이 책을 듣다보면 '시를 잊은 그대에게' 라는 감성적인 제목보다 '지나온 청춘의 시절을 그리워하는 그대에게' 내지는 '내 인생 그리고 사랑을 추억하는 그대에게'라는 제목이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길다보면 길지만 삽 사십대를 넘고 나면 그렇게 길게만 느껴지지 않는데요.

이 때는 한 번쯤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로빈 윌리암스 주연의 명작이 있습니다. 그 영화에서 주인공인 키팅 교수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의술, 법률, 사업, 기술이 모두 고귀한 일이고 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의 살아가는 목적"이라고 말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정재찬 교수는 이 같은 키팅 교수가 되기를 꿈꾸며 시를 읽는다고 했습니다.

또한 저자는 시를 읽어야 하는 사람에 대해서 말하기도 했는데요. 한번 쯤 그렁그렁 가슴에 고인 그리움이 왈칵 쏟아지는 순간, 시는 찾아오고, 그런 때가 있어 본 사람이라면 바로 진짜 시를 만나야 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물론 나는 전혀 그런 감정이 없어 라고 하시는 분들은 그냥 호기심에 이 책을 읽어 보셔도 좋습니다. 앞으로 이런 순간은 언제 다가올 지 모르니까요.

그리고 또 저자는 밝힙니다. 시가 어렵다는 분들에게 시는 노랫말이고 리듬감이 중요하며 우리가 노래를 해석하며 듣지 않듯이 시도 그렇게 읽거나 들으면 된다고 말입니다.

즉 이 책은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듣고 돌아보고 느끼면 된다는 것입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은 데요. 이 책에는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아버지의 이름으로' 등 유명한 영화 이야기들도 있어서 새로울 것입니다.

그 뿐입니까. 음악이 추억을 소환하는 것처럼 시도 추억을 소환한다는 말에 걸 맞게 다양한 노래 이야기도 있습니다. 지영선의 '가슴앓이' 빌헬름 뭘러의 '겨울 나그네' 최희준의 '하숙생' 등도 다시 듣고 싶어질 것입니다.

아울러 시와 관련된 그림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모네의 양산을 든 여인'를 검색해 보는 시간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저자는 결국 시란 입체적이다라고 지적하고 일갈합니다. '이 책을 덮고 시를 읽어라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고 말입니다.

재미있게 술술 읽히기나 듣게 되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추억의 시간으로 이끄는 장치들이 넘쳐나고 있으니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아, 윌라에서 라디오 감성으로 듣는 오디오북, 시를 잊은 그대에게와 가을을 맞을 준비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