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예고했던 대로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캐나다도 예외가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가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드는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세는 오는 3월 4일부터 발효될 예정입니다. 만약 캐나다와 미국 간의 협상에서 합의된 유예 조치가 연장되지 않는다면, 캐나다산 모든 제품에 대한 관세도 같은 날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면서, 캐나다를 향해 “우리의 51번째 주가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도발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슈퍼볼 참석을 마친 뒤 워싱턴으로 돌아오자마자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한편, 이 시각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었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으며, 캐나다 정부는 행정명령의 정확한 내용을 확인한 후 공식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캐나다 산업부 장관인 프랑수아-필립 샹파뉴 장관은 성명을 통해 “캐나다 정부는 우리 노동자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백악관으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국내 철강 및 알루미늄 업계는 강력한 보복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철강생산협회의 캐서린 콥든 회장은 이번 조치가 양국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보복 조치가 있어도 개의치 않는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한편, 캐나다 정치권에서도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수당의 피에르 풀리에브 대표는 보복 관세로 얻은 수익을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 지원에 사용하고, 남은 금액은 국민에게 세금 감면 혜택으로 돌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신민주당(NDP)의 자그밋 싱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제품에 100%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엘론 머스크가 우리와 싸우겠다고?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그렇다면 우리도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3주 동안 캐나다와 멕시코를 비롯한 동맹국들에게 무역 전쟁을 선포하는 듯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국경 안보 문제를 이유로 캐나다와 멕시코산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다산 원유에는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습니다.
이 조치는 원래 2월 3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캐나다와 멕시코가 국경 보안 강화 방안을 제시하면서 한 달간 유예되었습니다. 캐나다는 이에 대응해 13억 달러를 투입해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펜타닐 문제 해결을 위한 ‘펜타닐 차르’를 임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에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으며, 당시 캐나다는 오렌지 주스를 비롯한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해 대응했습니다. 이후 2019년 5월, 캐나다와 멕시코의 철강 및 알루미늄 수출량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관세가 해제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캐나다 정부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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