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엘보스 업’ 집회로 미국의 관세와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합병 위협 규탄
(오타와, 2025년 3월 9일) – 수백 명의 캐나다인이 빨간색과 흰색 옷을 입고 국회의사당(Parliament Hill)에 모여 미국의 관세 정책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캐나다 합병 위협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이번 집회는 ‘엘보스 업, 캐나다(Elbows Up, Canada)’라는 이름으로 열렸으며, 주최 측은 이를 “우리나라를 축하하고, 주권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설명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단풍잎이 새겨진 국기를 흔들며 “캐나다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Canada is not for sale)”, “강하고 자유로운 캐나다(Canada strong and free)”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오타와 경찰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집회 참석 인원이 약 1,000명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나라를 지켜야 한다”
펜ел로페 버튼(Penelope Burton)은 “우리 가족과 손주들, 그리고 캐나다의 미래가 걱정돼 매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우리는 훌륭한 나라를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자녀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수잔 낼리(Susan Nally)는 “현재 너무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해 마치 채찍질당하는 느낌이다”라며 “연방 선거도 다가오고 있어, 캐나다에서 살아온 내내 느껴온 안정감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엘보스 업’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태도에 맞서는 캐나다 저항 운동의 상징이 되었으며, SNS와 티셔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캐나다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선수 고디 하우(Gordie Howe)가 경기 중 몸을 보호하기 위해 팔꿈치를 활용한 것에서 착안한 표현입니다.
정치권도 동참…”캐나다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
오타와 시장 마크 서트클리프(Mark Sutcliffe)와 오타와 센터 지역구의 야시르 나크비(Yasir Naqvi) 연방 하원의원도 현장에서 연설했습니다.
서트클리프 시장은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솔직히 말해 두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우리는 언제나 자랑스러울 것이고, 자유로울 것이며, 캐나다인으로 남을 것이다”라며 “우리는 싸움을 원하지 않지만, 준비는 돼 있다. 우리는 우리의 나라를 방어하고, 경제를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에서 돌아온 시민들, “이곳이 우리가 살 곳이다”
배우 겸 코미디언 션 마줌더(Shaun Majumder)는 지난 20년간 로스앤젤레스에서 거주하다가 최근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고, 많은 기회를 얻었다”면서도 “코로나19 기간 동안 두 딸을 낳았고, 그곳이 우리 아이들을 키우고 싶은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재선 이후 캐나다와의 긴장 고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재선 이후 캐나다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는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발언을 하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 저스틴 트뤼도(Governor Justin Trudeau)’라고 조롱했습니다.
이 같은 위협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및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이후 이를 일시적으로 보류했습니다. 이에 캐나다 정부는 보복 관세 계획을 발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CUSMA)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상품에 대한 관세를 연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추가 보복 관세를 일시 중단한 상태입니다.
캐나다, 미국산 제품 보이콧으로 맞서다
여러 주 정부는 미국산 주류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시키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또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는 최근 관세 시행 직후 수십 명의 시민들이 모여 트럼프의 발언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엘보스 업, 캐나다’ 공동 주최자인 피터 월(Peter Wall)은 “우리나라가 완벽하진 않지만, 충분히 훌륭한 나라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를 지켜야 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이웃들과 함께 모여 우리의 의견을 나누고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캐나다의 주권과 경제를 지키기 위한 국민적 저항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과의 무역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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