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 기준금리 0.25%p 인하… “경제 성장·무역 불확실성 고려

캐나다 중앙은행, 기준금리 0.25%p 인하… “경제 성장·무역 불확실성 고려”

(앵커) 캐나다 중앙은행이 1월 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정책금리를 3%로 조정했습니다.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무역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은행의 논의 내용에 따르면,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가 성장 지원과 인플레이션 위험 균형 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관세 위협이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기업의 투자와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논의는 2월 1일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했던 대로 모든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 캐나다산 에너지원에는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시점과 맞물려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5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후 2월 3일,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미국 국경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관세 시행은 30일간 유예됐습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1월 29일 발표한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과거 관세 패턴을 기준으로 한 시뮬레이션 결과, 미국이 모든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각국이 동일한 수준으로 보복하면 캐나다의 GDP는 첫해 말까지 2.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은행 내 논의에서는 단기적으로 무역 갈등이 캐나다 수출 산업의 소득에 큰 압박을 가할 것이며, 캐나다 달러 가치도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다만, 환율 변동 폭은 시장이 관세 영향을 어느 정도 반영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무역전쟁이 지속될 경우, 금리 정책이 2차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며, 정부의 재정정책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논의됐습니다. 경제 둔화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요인과 공급망 차질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요인을 동시에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기업들이 관세가 실제로 적용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투자 계획을 재조정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됐습니다.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최근 기업 설문조사 및 현장 의견을 종합한 결과, 일부 기업들이 투자처를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움직임은 고용, 노동소득, 가계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티프 맥클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도 2월 6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회의에서 이 같은 우려를 직접 언급했습니다.

(티프 맥클럼 /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위협은 이미 기업과 가계의 신뢰를 흔들고 있으며,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경제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커질 것입니다.”

중앙은행은 금리 정책이 무역전쟁의 장기적인 충격을 완전히 상쇄할 수는 없으며, 단기적으로만 경기 조정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경제가 낮은 생산성과 저성장 국면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통화정책은 그 충격을 완화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결국, 캐나다 경제는 당분간 무역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투자 위축, 소비 둔화 등의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추가 금리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과연 캐나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Be the first to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