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불법 체류 건설 노동자들에게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새로운 이민 경로를 마련했습니다. 마크 밀러 캐나다 이민부 장관은 금요일(현지 시간) 발표를 통해 최대 6,000명의 불법 체류 건설 노동자를 받아들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캐나다의 심각한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건설업 분야의 극심한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밀러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전국적으로 최대 6,000명의 불법 체류 노동자들이 이 새로운 건설업 이민 경로를 통해 지하에서 벗어나 정당한 노동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민부에 따르면, 이들 노동자 중 상당수는 합법적인 비자로 캐나다에 입국했지만 체류 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계속 일을 해온 경우입니다. 밀러 장관은 “이들은 흔히 ‘불법 체류자’ 또는 ‘비자 초과 체류자’로 불리며, 고용주나 사회 내에서 착취당하기 쉽고, 낮은 임금을 받거나 위험한 노동 환경에서 일하며 존엄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한 이번 조치가 불법 체류자들에게 부당한 혜택을 주는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누구도 법적으로 허용된 기간보다 더 오래 캐나다에 체류해서는 안 됩니다. 이를 어길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국가의 핵심 인프라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있는 이들을 강제로 내보내는 것은 스스로에게 해가 되는 일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캐나다 건설업계의 노동력 부족 문제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2023년 RBC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건설업계에서는 64,000명의 노동자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24년 캐나다 건설업 단체(BuildForce Canada)의 보고서는 이 격차가 2033년까지 85,000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BuildForce Canada의 회장 숀 스트릭랜드는 “건설업계는 언제나 국내 노동자 채용을 최우선으로 하지만, 청년층의 직업 선호 변화와 은퇴 증가로 인해 인력 수급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민 정책을 산업의 현재 및 미래 수요와 더욱 밀접하게 조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2024년 4월 RBC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건설업계의 구인 공석률이 5.1%에 달했으며, 이는 캐나다 주요 산업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또한, 향후 10년 동안 은퇴로 인해 약 33만 명의 건설 노동자를 새롭게 충원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민·난민·시민권 캐나다(IRCC)는 비슷한 시범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대토론토 지역에서 1,365명의 불법 체류 건설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이 영주권을 획득했다고 밝혔습니다. 밀러 장관은 “현재 캐나다가 직면한 현실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는 타당합니다. 향후 10년간 캐나다가 목표로 하는 주택 건설과 각종 인프라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노동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과 신청 자격 요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밀러 장관은 정부, 노조, 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이러한 정책을 개발하고 지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IRCC는 이번 발표에서 외국인 건설업 수습생들이 일시적으로 학업 허가 없이 캐나다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도 발표했습니다.
캐나다 내 불법 체류자 수는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IRCC에 따르면 그 규모는 2만 명에서 최대 50만 명까지 다양하게 추정됩니다. IRCC 관계자는 “캐나다는 역사적으로 사람들이 출국할 때 기록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체류 기간이 만료된 이들이 정확히 몇 명인지 확인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또한, 신분이 불안정한 사람들이 연구 조사에 참여하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더욱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이민 정책이 노동력 부족 해소와 함께 불법 체류 노동자들의 인권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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