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이 오는 수요일 기준금리 결정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운 상황에서 내려지게 됩니다.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의 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불확실한 만큼, 추가 조정을 위한 시간을 벌려는 조치로 보입니다.
문제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매우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에 놓였다는 점입니다. 최근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끈질기게 유지되고 있고, 경기 또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데자르댕 그룹의 랜들 바틀렛(Randall Bartlett)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습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4일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전면적인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시장은 긴장 상태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며칠간 예고된 관세 정책이 일부 유예되거나 수정되는 등 상황이 계속 변동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바틀렛은 이에 대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사실상 매일 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된다면 캐나다 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피할 수 없습니다. 바틀렛은 “무역 혼란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며, 일부 타격을 받은 산업이 관세 감면을 받지 못할 경우 일자리 감소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데자르댕 그룹은 관세가 높은 수준으로 지속될 경우, 캐나다 경제가 올해 중반쯤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전망은 올해 초 캐나다 경제의 흐름과는 크게 대조됩니다. 지난해 말까지 중앙은행의 연이은 금리 인하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 심리가 되살아났고 소매 판매도 활기를 띠었습니다. 만약 추가적인 외부 충격이 없었다면, 2025년은 경기 회복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지난 6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통해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3%까지 내렸습니다. 당시 경제지표만 놓고 보면, 중앙은행이 추가 인하를 중단하고 향후 경기와 인플레이션 흐름을 지켜볼 시점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3월 4일 미국의 관세 충격이 터지면서 모든 예측이 뒤집혔습니다. 바틀렛은 “관세 조치가 발표되면서 모든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중앙은행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시장도 긴장 상태입니다. 지난 금요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LSEG 데이터 &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번 중앙은행 발표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습니다. 관세 조치 이전에는 금리 동결과 인하 가능성이 반반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바뀐 것입니다.
캐나다 중앙은행 티프 맥클렘(Tiff Macklem) 총재는 지난 2월 21일 연설에서 “만약 관세가 전방위적으로 장기화된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가 경험했던 경제 반등은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경기 둔화가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가 될 것입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중앙은행은 약한 성장과 관세 충격에 따른 물가 상승을 동시에 억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통화정책을 통해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2% 목표 수준에 맞추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CIBC 캐피털 마켓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앤드류 그랜섬(Andrew Grantham)은 지난 금요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이 금리 정책으로 관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경제가 이 불확실성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습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금리 발표는 캐나다 경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중앙은행이 예상대로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경우, 이는 향후 경제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금리를 동결한다면, 이는 물가 상승과 경기 부양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결정은 단순한 금리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캐나다 경제가 향후 몇 달 동안 어떤 길을 걷게 될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Leave a Reply